고양이 생일은 잊어버렸지만 고양이 입양한 날이 2018년 1월 1일이라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날이 돼버렸다.
새해 첫날의 첫 손님이자 식구가 된 고양이라 조금 특별한 의미도 있지만 보통 고양이는 1년이 지나면 완전히 다자라 성묘가 되지만 스코티쉬폴드종의 고양이는 3~4년까지 계속 자라기도 한다. 이건 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처음 데려왔을 때만 해도 몸무게가 800그램이 되지 않아 정말 주먹보다 조금 더 크고 솜털이 보송했던 아기 고양이가 이제 4년을 꽉 채우며 완전히 성묘가 되었다. 2018년 1월 1일 입양해서 매년 1월이면 1년 동안 찍어둔 고양이 사진을 정리를 하고 백업한다.
코로나가 시작하고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훨씬 더 늘어나며 사진도 더 많이 찍어준 게 아닌가 싶은데 한 해를 정리하면서 함께 보낸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세상에 나온 지 2개월 반 만에 어미와 형제들 곁을 떠나 처음으로 혼자 낯선 곳에 오면서 첫날은 침대 안으로 들어가 숨어서 눈치만 보고 나오지 않았다. 배도 고플 텐데 사람 소리가 들리거나 다른 고양이 소리만 들리면 침대 속으로 파고들어 숨어 버린다.
그래서 아예 첫날은 침대 위에 밥그릇과 물을 놔두고 나오길 기다렸다.
그렇게 경계심이 많더니 같은 종이라 그런지 2개월이 지난 아기 고양이와 15살의 늙은 고양이는 금방 친해지고 서열도 정해진다.
환경에 익숙해지니 호기심이 발동하며 고양이답게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기 시작한다. 6개월까지는 밥도 많이 먹고 한참 많이 성장을 하는 시기다.
8개월이 지나면서 진짜 고양이 다워졌다고 할까? 살도 찌고 털도 보송보송해지며 중성화 수술도 하고 몸무게도 많이 늘어나 처음 입양했을 때 모습은 사라지면서 어른이 됐음을 느낄 수 있다.
매년 1월 1일에 사진을 한 컷씩 찍어준다. 1월 1일에 입양해서 그날을 그냥 생일로 지정해 사진을 한컷씩 담아주고 있다.
집고양이는 평생 아기 고양이의 마음으로 산다고 하는데 애기 때부터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지금도 좋아해서 매년 같은 장난감을 구매하고 있고 일월을 데려올 때 감싸고 왔던 담요는 현재도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박스 사랑 - 2019년 8월의 어느 날
2019년 가을 고양이에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베란다 밖으로 아파트 화단의 나무에 있는 새들과 대화를 한다.
새들은 고양이가 베란다에 나타나면 시끄럽게 울고 싫어하는 눈치인데 고양이는 새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항상 밥은 넉넉하게 주는데 캔따는 소리만 들리면 뛰어와 입맛을 다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식 캔을 오픈할 때 아니면 집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듯하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귀 플러싱을 하지만 올 때마다 나오기 싫어한다. 사람이나 고양이나 병원을 싫어하는 건 비슷한 느낌이다.
3년이 되니 몸무게는 4배로 늘었고 얼굴은 더 동그랗게 변하고 꼬리가 풍성해졌다.
2020년 여름 - 아기 때나 지금이나 흔들흔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보면 아주 집중한다.
2020년 여름 - 3년째로 접어드니 이제 집주인이 되었다. 집안에 물건을 내가 옮기거나 위치를 바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2021년 1월 - 몸무게는 이제 3.7킬로가 되었지만 여전히 호기심이 많다.
2021년의 코로나는 끝나지 않았고 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더 늘어났다.
고양이는 내가 없을 때 의자의 쿠션에서 많이 자는데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의자에 올라오면 혼나는 시간이 많아졌다.
3년 동안 여전히 고양이는 창 밖의 새들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여전히 새들은 고양이를 싫어한다.
베란다에서 여전히 대화를 시도 중인 고양이와 새는 언제쯤 대화가 가능해질까? 창 밖의 새들을 구경하는 게 취미생활 중 하나다.
어김없이 새해 첫날 집사는 또 사진을 찍어준다. 2022년 1월 1일 몸무게는 이제 4kg이 되었고 완전히 성묘다.
이제 완전히 성묘가 됐기 때문에 이 모습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덩치도 커지고 얼굴은 더 동그랗게 변했고 오드아이 눈은 컬러가 더 선명해졌다. 집고양이는 평생 아기 고양이의 마음으로 산다고 하는데 하는 행동은 여전히 2018년 1월에 입양한 그때 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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