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고양이는 사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일을 빼면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데 여름이면 베란다를 통해 벌레들이 고양이의 사냥감이 된다.
특히 날벌레들은 고양이들을 하루 종일 뛰어다니게 만드는데 늘 집에서 드러누워 자는 모습만 보다가 벌레를 잡기 위해 뛰어다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면 의외로 빠르고 날쌔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고양이는 벌레를 정말 잘 잡는 동물 중 하나다. 그리고 집고양이는 먹기 위해서 사냥한다기 보다 이것은 일종의 놀이다.
벌레를 쫓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 고양이가 사냥을 할 때 어떤 모습일지 예측이 되는데 좌우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몸을 숙이고 있다가 잽싸게 뛰어서 앞발로 벌레를 후려친다.
실패를 하면 몸을 다시 잔뜩 낮추고 귀를 쫑긋 세우고 조용히 숨을 죽이고 기회를 노린다.
오늘도 사냥에 성공했는지 계속 사람을 부르고 있다. 사냥에 성공하면 꽤 큰 목청으로 울면서 사람을 부르는데 늘 반복되는 일중에 하나다.
고양이가 사냥이 끝나고 사람을 부르는 이유는 자신이 사냥한 것을 보여주고 함께 나눠 먹자는 의미도 있으며 자신의 사냥 실력을 자랑하고 싶어서다.
빨리 와서 보란 듯이 고양이는 계속 울면서 사람이 올 때까지 쳐다본다.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 좀 우습기도 하다. 기껏 벌레 따위로 자랑을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올때까지 자신이 잡은 사냥감 앞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열린 베란다 창으로 거미가 들어왔는지 고양이의 발 밑에 거미가 있다. 고양이가 잡아서 꽤 가지고 놀았는지 이미 다리는 몇 개 없어진 거미가 고양이 발아래에 뻗어있다. 보통 일월은 내가 이렇게 자신의 사냥감을 보러 올 때까지 기다리든지 아니면 내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저걸 물고 책상에 올려두든가 내가 볼 수 있는 곳까지 가지고 온다.
간혹 이렇게 사냥이 끝나면 벌레를 가져와 내가 볼 수 있는 곳에 놔두기 때문에 꽤 귀찮을 때도 있다.
어쨌든 사냥이 끝나면 꼭 나한테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매번 이럴 때마다 칭찬해주는데 그러면 기분이 업되는지 혼자 좀 신나 하면서 우다다를 하기도 한다.
일월은 내가 사냥감을 보고 치울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자신의 사냥에 오늘도 꽤 만족한 모습이다.
고양이가 저렇게 사냥한 벌레 등을 집사에게 보여주는 행동은 집사를 동료로 생각한 고양이가 자신의 사냥 솜씨를 뽐내고 싶은 마음도 있으며 집사를 동료로 생각해 사냥감을 함께 나눠 먹자는 의미도 있다.
오늘도 고양이는 베란다 밖에 날아다니는 새나 벌레를 보며 가까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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