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이 주기적으로 가는 동물병원에 가면 아주 사회성이 좋은 고양이가 있다.
유기묘였지만 병원에 입양돼서 몇 년째 병원을 가면 만나는 고양이인데 보통 고양이는 낯선 사람을 싫어하지만 이 친구는 병원에 손님이 오면 달려와 아는 척을 할 정도로 사회성이 좋은 고양이다.
흔히 집사들은 이런 고양이를 개냥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고양이치고 정말 성격이 좋아서 병원에 가면 늘 일월이 진료받는 동안 나는 무민이랑 놀아준다.
고양이 진료실에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니 무민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진료실 문도 열줄알고 의사 선생님보다 더 빠르다.
고양이 보다 오늘은 나한테 더 관심이 많아 보이는 눈치다.
의사 선생님이 일월의 귀 상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동안 고양이도 내 옆에 앉아서 같이 듣고있다.
일월은 귀 청소와 약을 바르기 위해 진료실 안쪽으로 들어가고 이제 무민이와 나만 남았다.
내가 아픈 게 아닌데 고양이가 차트를 들여다보고 뭔가 심각하게 나를 쳐다보기를 반복한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읆는다고 병원 고양이 3년이면 컴퓨터에 있는 차트도 대충 읽을 수 있는 건가?
어쨌든 일월이 치료를 끝내고 나올 때까지 함께 놀아줄 고양이가 생겼다. 고양이가 이렇게 사람을 잘 따르고 사회성이 좋은 고양이는 드문데 어떻게 유기묘가 된 건지 의문이다.
일월의 진료가 길어지니 기다리기 지루했는지 책상 위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사람한테 한번 버려졌던 고양이치고는 사람도 고양이도 참 좋아해서 병원에서도 사람들한테 귀여움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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