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은 10월 생으로 이제 세상에 나온지 1년이 지났다.
지난달 깜박하고 생일을 그냥 지나갔는데 고양이의 시간은 사람보다 5배 빠르다고 하는데 처음 1년은 사람의 20년과 비슷하다.
일월도 이제 어엿한 성묘가 되었다. 벌써 1년이라 생각하니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생각도 드는데 고양이의 1년을 한번 정리해보기 위한 포스트이다. 보통 고양이는 처음 1년을 잘 버티면 무탈하게 잘 살 수 있다고 한다.
1년 동안 예방접종도 모두 마치고 가장 큰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중성화도 끝났다.
아기 고양이를 입양하다.(3~4개월)
일월 처음 입양때 모습
흔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이때를 아깽이라 부른다. 3남매중 막내로 형제들중 혼자 오드아이 눈을 가지고 태어난 일월은 몸이 좋지않은 전 주인이 3남매를 모두 분양하게 되면서 얼떨결에 내가 데려오게 됐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옹알이 3-5세 정도로 볼 수 있는 시기다.
애기때부터 소심한 성격에 눈밑에 오빠들과 싸우다가 눈밑에 작은 상처까지 있는데다 오른쪽 눈에 작은 염증에 배만 빵빵한 아기 고양이였다.
보통 아기 고양이는 어미와 함께 3개월 정도를 생활후 1차 접종후 입양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미와 함께 있어야 면역력도 길러지고 여러가지를 배우게 된다.
처음 입양와서 3일은 얼굴 보기 힘들게 숨어 있었다. 야웅군이 아기 고양이를 괴롭히면 어쩌나 고민 했는데 야웅군은 일월을 무척 이뻐했다.
3일동안 일월은 숨어 있다가 몰래 나와서 밥과 물을 먹고 다시 숨고를 반복 했는데 아기 고양이들은 5개월차 까지는 정말 배가 빵빵해지도록 많이 먹고 쑥쑥 자란다.
늙은 고양이 야웅군과 어린 고양이 일월
어느정도 경계심이 풀리고 나보다는 같은 고양이과 늙은 고양이 야웅군과 먼저 친해진다. 고양이들만의 유대감이 먼저 형성 되는것 같다.
나보다 함께한 시간보다 아무래도 하루종일 집에 있으니 야웅군과 더 친밀해진다.
처음 왔을때 몸무게가 800g 정도 였는데 예방접종을 시작 했다. 고양이는 보통 3차까지 종합 백신과 예방접종 광견병 주사까지 맞는데 한번 주사를 맞으면 3주간의 간격으로 다시 맞는다.
고양이 그들만의 서열정리(3~5개월)
고양이들만의 유대감이 형성되더니 이제 나는 안중에 없는지 그들만의 서열싸움이 시작했다. 사실 서열싸움이라고 할만한게 아니지만 사람 나이로 치면 5살 꼬맹이와 70살의 늙은이가 서로 서열을 정하고 있는셈이다.
고양이들 세계에서 인간 집사는 캔따개일뿐 순위권에 들어가는 서열 싸움의 대상이 아니다.
일월과 야웅군 서열 정리
이 싸움은 처음부터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 압도적인 파워로 야웅군은 꼬맹이를 길들였고 화장실에서 응가를 싸고 모래로 덮지 않고 다니기 시작 했다. 며칠간 이어진 이 행위는 야웅군이 힘을 고시하는 방법으로 응가를 싸고 나면 일월이 달려가서 모래로 야웅군의 응가를 덮어준다.
다정해진 야웅군과 일월
서열정리가 끝나고 둘은 참 다정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아무래도 어미에게서 떨어진 아기 고양이가 의지할 곳은 큰 고양이뿐 이었나 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아기 고양이 같았던 일월은 조금씩 성장할때쯤 야웅군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 고양이별로 돌아갔다.
다정다정했던 두 고양이
야웅군은 나이가 들면서 신장이 좋지않았고 결석이 생기면서 몇 번의 수술 이후로 간혹 급성 신부전증으로 한번씩 병원에 갔는데 이번에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어린 고양이 일월의 홀로 서기.(5~8개월)
혼자 남겨진 일월
야웅군이 떠나고 일월만 남게된 일월 지금 기억으로 일월은 처음에 야웅군이 보이지 않으니 밤 마다 조금씩 울기 시작 했다.
야웅군과 함께 있을때 나도 좀 편했는데 혼자 남겨진 일월은 야웅군과 성격 자체가 달라서 그런지 나한테 여전히 경계심을 보이며 야웅군을 찾았던것 같다.
야웅군이 고양이별로 돌아가고 한달지난 어느날 일월은 설사가 심해지고 혈변을 보기 시작했다. 토리코모나스 원춤 감염 진단을 받았다.
토리코모나스는 어린 고양이들이 잘 걸리는 기생충으로 성묘보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고양이들에게 잘 나타난다.
토리코모나스에 감염된 일월
토리코모나스에 감염된 일월은 한달간 약을 먹고 좀 고생했는데 살이 한참 붙어야 할 시기에 몸무게가 늘어나지 않아서 완치후 좋아하는 간식을 꽤 많이 먹였던 기억이 있다.
장난감 가지고 노는 일월
야웅군이 없어지고 처음에는 좀 외로워 하더니 곧 서열 1위로 올라서고 집안을 모두 자기 구역으로 인정하고 장난도 심해진다. 토리코노나스 완치후 밥도 잘 먹더니 점점 몸무게가 늘어나더니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면 점점 더 이뻐진다고 할까?
장난도 심해지고 이제 좀 고양이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치약 확인하는 일월
고양이란 동물은 4~9개월 사이에 처음 나온 유치가 빠지고 그 다음에 영구히 사용하는 치아가 나와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일월은 5개월이 지나면서 유치가 하나씩 빠지기 시작했다.
고양이 유치는 보통 고양이가 사료를 먹다가 빠지거나 해서 먹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나도 유치는 딱 하나만 줍었다.
더위를 피하고 있는 일월
더위를 피하고 있는 일월
올여름 너무 더워서 사람도 고양이도 정말 힘든 여름 이었던것 같다. 일월은 여름내내 집안 구석구석 다니며 시원한 자리를 골라 뻗어 있다. 이번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워서 정말 힘들었는데 여름이 끝날쯤 고양이에게 발정기가 찾아왔다.
암고양이는 보통 6개월이 지나면 발정기가 오는데 이때쯤이면 어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암고양이는 흔히 콜링이라고 부르는 하루종일 목청놓아 울기 시작한다.
어느새 어른이 된 일월 중성화를 하다.(9개월 ~ 12개월)
일월 중성화 수술자리
피검사를 하고 컨디션이 가장 좋을때 일월은 중성화 수술을 했다. 암고양이의 수술 시간은 대략 1시간 조금 더 개복 수술이라 수고양이보다 복잡하고 어려우며 비용도 2배 이상이다. 기본 피검사를 포함해 38만원에 중성화 수술을 했다.
교배를 해서 번식할 계획은 없었기에 중성화 수술을 빨리 했다. 참고로 암고양이의 중성화는 몸무게가 3kg 이상일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기 고양이를 입양하고 가장 큰 일이 중성화 수술인데 큰 사고없이 잘 지나고 일월은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한다.
외출나온 일월
이제 일월은 완전히 성묘가 되고 처음으로 외출도 했다. 개묘차이라고 할까?
외출을 즐기던 야웅군과 다르게 일월은 밖으로 나가는일을 겁내서 산책냥이 되기는 힘들것 같지만 날 따라 나오면 안아서 한번씩 바깥 세상을 보여준다.
애교부리는 일월
중성화 이후 고양이의 성격이 달라지거나 몸무게가 많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일월은 성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애교가 점점 늘어났고 처음으로 꾹꾹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웅군과 15년을 함께 했고 두번째 고양이 일월이 나와 함께 이제 11개월째다.
보통 고양이를 입양하고 처음 1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일월은 예방접종부터 중성화까지 무탈하게 잘 지나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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