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체코 프라하를 여행하며 계속 돼지고기에 빵, 치즈, 맥주 이런 것만 먹다 보니 일주일이 지나니 얼큰한 음식이 너무 그리워졌다.
얼큰한 라면에 김치가 먹고 싶었는데 한식을 파는 식당과 한인 마트가 문을 닫아서 트립어드바이저와 구글 지도에서 검색하다 보니 프라하 중앙역 근처에 꽤 괜찮은 일본식 라멘집이 나왔다.
구글 지도에서 평점이 상당히 높았고 현지인들 리뷰가 꽤 좋았다. 마침 신시가지의 카페에서 잠깐 쉬고 있었던지라 도보로 5분 이면 갈 수 있어서 일단 가보기로 했다.
여행하다 보면 진짜 한식이 그리울때가 있는데 라면은 한국에서 참 식상한 음식이지만 이곳에서 의외로 꽤 귀한 음식이다.
미스카 라멘 바는 중앙역 뒤쪽에 있으며 국립박물관에서도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이쪽 신시가지에서 라멘이 먹고 싶다면 도보로 갈만한 곳이다. 위치는 글 마지막에 구글 지도를 참고하자.
이름도 그렇고 입구를 보면 일본어가 있어서 일본인이 운영하는 라멘 가게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종업원들은 또 중국인이었다.
혼자 왔기 때문에 테이블에 앉지 않고 바에 앉았는데 내부에 테이블 몇 개뿐이라 좀 아담한 규모의 라멘 집이다.
바에는 일본식 사케가 진열되어 있는데 일본 라멘집 인테리어로 체코에서 이런 인테리어를 보니 조금 색다른 느낌이다.
일본식 라멘집이다 보니 인테리어도 가게 메뉴와 분위기를 맞춘 것 같았다.
미스카의 메뉴판을 보니 라멘의 종류도 일단 많았고 메뉴가 영어로 되어 있어서 쉽게 고를 수 있는데 난 메뉴증에 탄탄멘을 골랐는데 맵기의 단계도 MILD/MEDIUM/HOT으로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메뉴에 보면 일본식 라멘뿐 아니라 한국식 김치 라면도 있고 사이드 메뉴로 뜻밖이지만 김치도 있었다.
라멘의 가격은 200~300 코루나이며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2,000원에서 18,000원 정도로 한국보다 비싸다.
그리고 김치 가격은 85 코루나로 5,000원 정도인데 양이 적고 좀 많이 비싸니 참고하자.
사이드 메뉴를 따로 주문하지 않으면 서양식 레스토랑처럼 딱 주 메뉴만 나온다.
환율을 감안해 계산해 봐도 가격이 저렴한 가게는 아니며 정말 얼큰한 음식이 땡겨서 왔기 때문에 일단 탄탄멘 중간 맵기로 주문했다.
체코에서 계속 맥주만 마시고 돌아다니다 보니 처음으로 이 식당에서 일반 음료수인 스프라이트를 주문했다.
음료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라멘이 더 매우면 입가심용이다.
보통 서양 식당이 그렇듯 물도 따로 주문을 해야 나오기 때문에 물보다 음료수가 더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손님이 현지인들 같았는데 이곳 포크 없이 음식이 나올 때 젓가락과 숟가락만 준다.
한 15~20분 정도 기다리니 내가 주문한 탄탄멘이 나왔다. 탄탄멘을 주문한 이유는 여기 메뉴 중에 가장 매워 보여서였다.
돈코츠 라멘부터 삿포르식 미소 라멘부터 도쿄 쯔유, 채식 주의자를 위한 비건식 라멘도 있고 김치 라멘도 있었지만 가장 매워 보이고 일단 맵기 조절이 가능한 라멘은 탄탄멘만 보였다.
일단 주문한 탄탄멘이 나왔는데 비주얼이 일단 괜찮았고 중간맛(medium)인데도 매운 냄새가 올라온다.
참고로 사이드 메뉴로 김치나 생강초등을 주문 안 하면 라멘 외에 다른 것은 나오지 않는다.
계란도 적당히 반숙에 파와 숙주나물까지 한국에서 먹던 탄탄멘에 들어가던 재료가 다 들어간 느낌이다.
숟가락으로 먼저 국물을 한 스푼 뜨서 먹었는데 신라면과 비슷한 매운맛으로 국물은 돼지육수를 사용한 느낌으로 돈코츠 라멘의 국물에 매운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반숙으로 나온 계란도 적당히 잘 삶아서 나와서 맛있었다.
면은 따로 종류를 고를 수 없었는데 일반 안성탕면 굵기 정도의 면으로 조금 꼬들꼬들하게 삶아서 나온다.
일단 탄탄멘은 얼큰하고 꽤 맛있었고 양도 적당했는데 홍대의 일본식 라멘집에서 먹던 탄탄멘과 비슷한 느낌으로 의외로 꽤 맛있어서 금방 한 그릇을 비웠다.
체코와 독일을 여행하며 계속 좀 기름진 음식만 먹다 보니 라멘이 굉장히 맛있었던 거 같다.
라멘을 먹으며 잠깐 가게 내부를 보니 이 가게의 손님이 나를 제외하면 모두 체코인 이었다.
가만히 다른 사람 먹는 걸 보니 젓가락에 면을 돌돌 말아서 다들 먹고 있는데 우습지만 이 가게에서 내가 젓가락을 가장 잘 사용하는 사람인 걸 알았다.
옆에서 먹던 다른 현지인이 내 젓가락질을 따라 하길래 잠깐 가르쳐 줬는데 서양인들에게 젓가락은 꽤 어려운 도구였던 거 같다.
어쨌든 라멘은 맛있었고 다음에 프라하에 오면 한국식 김치라면을 먹어봐야겠다.
프라하 여행 중 얼큰한 라면이 생각난다면 한식집도 있지만 이곳이 저녁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니 라멘이 생각난다면 방문해 볼 가치는 있는 곳이다. 단 가격이 저렴한 일본식 라멘바는 아니니 참고하자.
주소 : Španělská 2, 120 00 Praha 2-Vinohrady, 체코
영업시간 : 오전 10 : 00 ~ 오후 11 : 00 (수요일 휴무)
'지구별여행 > 체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라하 겉바속촉 대표 음식 꼴레뇨 맛집 포크스(Pork's) (7) | 2023.08.01 |
---|---|
체코 맥주의 원조 프라하 맛집 스트라호프 수도원 양조장 (4) | 2023.07.25 |
프라하 여행 인증샷 명소 레논 벽에서 캄파 공원까지 (8) | 2023.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