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야웅군과 외출을 한건 내 아버지수술후에 몸이 불편해 집에만 계시다보니 멀리는 못가시고 집앞 공원에 나가 바람쐬는게 전부였든지라 어느날 현관을 나서길래 꼬마 야웅군이 따라와 그냥 무작정 안고 공원으로 데려가셨다고 한다.
아버지가 공원에나가 하는일이라곤 벤치에 앉아 그냥 사람구경하고 햇빛이나 쬐고 바람쐬는게 전부지만 야웅군을 데리고가 벤치에 앉혀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그냥 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재입원하고 몇개월뒤 어느날 집에 있다가 현관까지 나를 따라나선 야웅군을 데리고 아버지가 늘 가든 공원으로 갔다. 10분만 걸어가면 되는데 야웅군을 데리고 가면 2-3배의 시간이 걸린다.
고양이는 습성상 걷다가 멈추어서 경계심을 가지다 그러기에 그럴땐 안아서 걸어가는게 편하다.
꼬마 야웅군과 산책
보통의 동네 작은 공원이란게 그렇지만 여기도 마찬가지로 나이 지긋한 노인분들과 애들뿐이다. 고양이를 데리고 나온 나를 조금 신기해 보는 눈빛 대부분 개를 데리고 나오기에 어쨌든 야웅군 차가지나가면 나한테 안기고 그냥 공원 풀밭에서 걷고 있는데 왠 할머니 한분이 "살찐이 오랜만이네. 살도 찌고 많이 컷네" , 야웅인데 살찐이라니...
할머니는 야웅이 앞에서 머리를 살살 만지신다. 내가 그냥 멀뚱멀뚱 보고 있으니...
"예전에 할아버지가 이 고양이를 데려와서 저기 앉아서 쉬다가 맨날 갔는데 총각은 누구 ? 자제분이신가 ?"
"네 제가 아들입니다만.." , "아버님은 몸은 괜찮으신가 좀 불편해 보이시던데 ?"
"몸이 안좋아지셔서 다시 병원으로 입원하신지 조금 되었는데요...." ,
"저런 맨날 요놈 데리고 나와서 저기 앉아 계셨는데 한동안 안 보이시더니 그랬구나 고양이가 많이 컷네"
아버지는 야웅군을 꽤 자주 밖에 데리고 나오셨든가 보다.
그 할머니와 대화의 내용은 대충 이러했든것으로 기억한다. 야웅군의 특이한 무늬와 고양이라는 특징때문에 이 작은 공원에선 눈에 잘 띄었나 보다. 헌데 야웅군한테 살찐이라니...;;;;;
그 할머니 "오랜만에 봤으니 내가 간식을 줘야지" 하시더니 허리춤에 있는 주머니에서 야쿠르트를 꺼내 내미신다. 먹을까 하는 궁금함에 나도 같이 지켜봤다. 일단 흥미는 있는지 냄새를 맡아본다. 그리고 살짝 맛본다.
한입 먹었는데 바로 인상이 확 변하면서 야웅군 사람이 침뱉듯 퉤퉤 거리면서 요쿠르트를 다 뱉어내버린다. 야웅군이 먹기엔 맛이 이상했나 보다. 손 내민 사람 손 부끄럽게 바로앞에서 인상을 그렇게 구기면 예의가 아니자나 웅이군 !!!
"귀여운 살찐이가 음식을 가리네.. 총각 아버님한테 안부 전해줘." , " 네"....
그렇게 인상좋은 할머니는 야웅군 머리를 몇번 쓰다듬더니 가시구
할머니가 이야기해준 벤치에 야웅군을 데리고 아버지가 앉아있든 벤치에 가서 앉아봤다.
아버지가 하든것처럼 야웅군은 무릎에 앉힌채......
가만히 물어본다. "야웅군 여기서 아버지가 무슨 얘길 들려주시든 ???" ,
대답이라도 하듯 "갸르릉 ~ 갸르릉 ~" 기분이 좋은가보다.
이 자리 오후 햇살이 참 따스하다. 기분이 좋은지 야웅군은 무릎위에서 계속 갸르릉~ 거린다.
2004년 찬 바람이 불기전 늦가을 어느날 공원에서....
2009/02/11 - [야웅/야웅이사진] - 꼬마 야웅군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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