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베스트셀러 원작소설인 '눈먼자들의 도시(Blindness)'가 영화로 나왔다. 글을 시각적인 비쥬얼로 표현하는데 있어 원작을 무시해서 다시 각색하거나 아니면 일부 인용을 해서 새로 만들거나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 원작이 표현하고 담고있든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두분류로 나누어 본다면 이 영화는 후자쪽에 가깝다.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
한 도시의 교차로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신호를 기다리는 운전사가 갑자기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첫번째 희생로 '백색실명'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이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흔히 암흑천지의 캄캄한 세상을 생각하겠지만 이병은 눈앞이 그냥 우유를 뿌린듯 하얗게 된다.
거리에서 처음 시작된 이 '백색실명'은 점차 도시로 퍼져 나가게 되고... 사람들은 원인도 알수없는 이 '백색실명'에 공포심을 가지게 된다. 정부당국은 어떤 해결책보다 이 병이 퍼지는걸 막기위해 수용소를 마련하고 거기에 모두 모우게 되고 질병이 퍼지는걸 막기위해 또한 자신들의 눈이 실명할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그들을 그냥 한곳에 모아서 군부대를 배치해 빠져나올수 없게 감시하며 방치해버리게 된다.
그리고 수용소안 ...
영화속에서 유일하게 눈을 실명하지 않은 '안과의사의 아내'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돌보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도 눈이 보이지 않는척을 하며 수용소에서 눈먼자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은 이름이없다. 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름은 필요없다. 서로의 모습을 볼수없기에 오로지 소리만이 존재할뿐 소설도 마찬가지다. 등장인물들은 그냥 '안과의사' , '안과의사의 아내' , '호텔도우미' , '간호사' , '3병동의왕' , '죽은 생선같은 여자'등 이런식으로 불리운다.
눈이 보이지 않는 수용소안은 통제불능의 인간성 상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격리된 수용소에 인원이 점차 늘어나면서 수용자들은 점점 원초적인 인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눈이 보이지 않는 이들은 부끄러움 따윈없다. 눈이 보여서 부끄럽게 보였던 행동들은 이제 무시해도 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수용소안은 통제불능의 인간성 상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격리된 수용소에 인원이 점차 늘어나면서 수용자들은 점점 원초적인 인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눈이 보이지 않는 이들은 부끄러움 따윈없다. 눈이 보여서 부끄럽게 보였던 행동들은 이제 무시해도 된다.
아무도 그들을 볼수없고 그들 또한 타인을 볼수없다. 그리고 영화속에서 유일하게 눈이 보이는 그녀 '안과의사의 아내'는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신이 눈이 보인다는 사실을 숨긴채 어떻게든 그들을 도우기 위해 노력한다. 수용소안에서 그녀만이 유일하게 인간다운 인간이라고 해야하나...
인간성의 상실...
인간성의 상실...
유일하게 눈이 보이는 그녀 어쩌면 가장 큰 권력이라고 할수있다.. 수용소안의 사람들을 어머니의 시선처럼 보며 안타까워하며 사람들을 돌보기위해 노력하나 이런 작은 그녀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수용소안은 점차 이 격리된 생활속에 익숙해진듯 사람들은 도덕성의 타락과 오물을 밟고 다니며 이것저것 줍어먹고 아무곳에서나 옷을 벗고 다니며 그냥 여기저기 엎드려 자며 사람 수용소안은 점점 인간이기 보단 짐승이나 별반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인원이 늘어나면서 눈이 보이지 않는 이 수용소 사회도 하나의 권력이 생기며 눈이 보이지 않는 자들이 또 다른 눈이 보이지 않는 다른 약한 존재들을 억누르고 약탈하며 간음 강간 살인하는 최악으로 치닫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가 아닌 책의 문구에 나왔든 이말처럼 '짐승은 사람하고 같아. 결국에는 모든것에 익숙해지지. 그러나 개든, 사람이든, 램프든 어떤것도 또 누구도 처음에는 왜 이 세상에 나왔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최악의 상황에선 차이가 없음을 여과없이 표현할려고 화면속에서는 노력한다.
유일하게 눈을 뜨고 있는 그녀 이 모든것을 지켜보며 괴로워하며 눈을뜬채 수용소안의 다른 눈먼자들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눈먼자들의 권력에 의해 강간당하고 약탈 배신당하는 일까지 생기게 된다.
결국 수용소안은 눈이 유일하게 보였던 '안과의사의 아내'가 이 무질서한 사회속에 한번의 단죄를 시행하면서 화재와 함께 사람들은 바깥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격리 수용되었던 그들은 몰랐지만 이미 수용소 밖도 모두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세상이었다.
결말부분은 생략...마지막은 희망을 이야기 해주고 있는듯 하다. 영화나 소설이나 현재의 인간사회에 빗대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역시 일부 눈뜬자들이 다수의 눈먼자들을 지배하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눈을 뜨고 있을땐 몰랐던 그자리에 있는 내가 소유한 물건들이 눈을 감으로써 모두 사라진다는것... 단순히 눈을 감고 뜨고의 차이에서 자신이 소유한 모든걸 잃어버릴수도 있고 사람이 얼마나 타락할수도 있는지를 보여준다.
'눈이 멀었다'라는 사실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눈이 멀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많은 것을 잃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다른 사람들과 사는 것이 어려운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것이 어려운거지..
원작의 의미를 많이 살리기위해 노력한듯 하지만 빠진 부분도 있다. 2시간의 런닝타임속의 영화는 일부분 지루하기도 했으며 책속에서 본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했던 의미의 전달에 있어 좀 부족한 느낌이다. 원작을 보지않고 영화를 본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론 보는 사람에 따라 지루할수도 있고 어떤면에서는 훨씬 재미 있을수도 있다. 개인이 가지는 느낌이 다 틀리기에 개인적으로 전체적인 느낌은 재미없지는 않았으나 아쉬움은 있었다.
18세 관람불가의 영화라서 조금은 충격적인 영상도 포함되어 있지만 글을 역시 시각적인 비쥬얼로 그 느낌을 만들기엔 의미 전달면에서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아 보였으나 본인에게 책이 아주 재미있었다면 영화는 조금 재미있는 정도라는 느낌의 영화라고 할수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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