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고양이도 머무르는 자리가 달라진다.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집안을 돌아다니다 따뜻하게 쉴 수 있는 자리를 찾는다. 보통 내가 집에 있는 경우야 보일러가 잘 돌아가니까 방에만 있지만 보일러를 외출로 맞추고 놔두면 방 안에서 벗어나 다른 장소를 찾기 시작한다.
시간대별로 선호하는 장소가 달라지는데 한낮에 햇빛이 잘 들어오면 베란다에서 바깥세상을 보며 햇빛을 즐긴다.
바깥 세상도 구경하고 햇빛을 정말 즐긴다. 여름에는 그늘진 자리만 찾아다니는데 겨울이면 확실히 햇빛이 잘 드는 자리를 좋아한다.
해가 중천을 지나 오후가 되면 캣타워로 올라간다.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계속 해를 따라 다닌다고 할까?
해가 이동하는 방향에 따라 베란다에서 거의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해가 지고 나면 방으로 돌아오는데 침대 위에 전기장판이 이때부터 전기장판이 켜졌나 꺼졌냐가 중요하다.
저녁에 전기요를 켜주면 그대로 침대에 올라온다. 고양이와 같이 잠을 자기 때문에 침대 위에 늘 고양이 담요가 깔려 있는데 전기장판을 켜두면 올라와서 담요 속으로 파고든다.
특히 건조기에 막 꺼집어낸 침구는 고양이가 아주 좋아한다. 건고기에서 막 나온 이불은 따뜻해서 그런지 침대 위에 깔아 두면 바로 달려와서 드러누워 버리는데 꼭 사람이 찜질방에 온 기분을 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들어가 있으면 매번 혼나는 자리인데 싱크대 밑에 판 실리콘을 뜯어서 그 밑에 들어가 있는데 처음은 왜 들어가는지 몰랐는데 싱크대 아래쪽에 보일러 배관이 있어서 손을 넣어보면 보일러가 돌아가는 시간이 되면 아주 따뜻하다.
어떻게 저 아래가 따뜻한지 알았는지 알 수 없지만 따뜻한 자리는 정말 잘 찾아 다닌다.
그래도 이름을 부르면 엉금엉금 기어나와서 사람을 쳐다보는데 야단을 쳐도 소용이 없다. 일단 자기가 혼나는지 모르고 왜 혼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혼나는 장소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밥솥 위다.
밥통에 밥이 있으면 저 위가 따뜻해서 정말 좋아하는데 매번 혼나면서도 계속 올라간다. 사실 혼나고 있다는 걸 모른다는 게 문제기도 하지만 덕분에 밥 먹을 때마다 요즘 계속 고양이 털이 입에 붙는다. 이러다 내가 헤어볼을 토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
겨울이 오면 고양이가 앉아있는 자리가 집 안에서 가장 따뜻한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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