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의 역시 발칸반도의 다른 인접국처럼 국민의 99%가 카톨릭이라 가장 큰 행사는 크리스마스다.
그래서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는 11월 말일부터 시작해서 새해를 맞이하는 1월 1일까지 류블랴나의 중심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참고로 슬로베니아는 한국의 1/11 정도의 크기로 차를 타고 하루면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데 경상남도 정도의 면적이라 생각하면 된다.
수도 류블랴나의 인구가 23만 정도로 사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면적도 작고 인구도 작은 소도시지만 '류블랴나(Ljubljana)’의 앞부분 류브(ljub)는 슬라브어로 ‘사랑’이라는 뜻으로 정말 작고 조용하며 사랑스러운 도시다.
류블랴나성에서 바라본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의 도시 전경
류블랴나는 한 나라의 수도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소박한 도시지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우디가 있듯이 이 슬로베니아에도 천재 건축가 '요제 플레치니크' 그리고 국민 시인 '프레세렌'이 있는 도시다.
특히 류블랴나를 보면 류블랴니차 강을 중심으로, 강에 놓인 다리들과 늘어선 제방과 주변의 건물들이 그의 작품이며 류블랴나의 상징인 트로모스트베등 대형 건축물부터 류블랴나 중심거리의 매점과 가로등까지 모두 그의 머리와 펜 끝에서 설계되었다.
류블라냐 관광의 중심인 올드타운은 슬로베니아에서 출신의 천재 건축가 '요제 플레치니크'의 설계로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모습과 흔적을 그대로 잘 유지하고 있다.
낮시간 이 도시를 백수처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녀 보면 뭐랄까? 조용하고 아주 심심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유럽의 크리스마스 시즌은 가장 큰 축제로 대부분 좀 떠들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이 도시는 조용하고 여유 넘친다고 할까?
류블랴나의 랜드마크인 프레셰르노프광장에 가봐도 나 같은 관광객들만 보일뿐 현지인들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단 겨울 기온은 한국보다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이라 도보나 자전거로 돌아다니기 꽤 편하며 걷다가 쉬고 싶으면 노천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잔으로 휴식하면 된다.
프레셰르노프 광장에서 볼 수 있는 위 동상은 프란츠 프레세렌(Preseren, 1800~1849)이다.
슬로베니아의 국민 시인으로 꼽히는 프레셰렌이 쓴 시 ‘축배’는 슬로베니아 애국가 가사가 되었고 지금은 유로화를 쓰고 있지만 예전에는 지폐에도 그의 얼굴이 있을 정도로 ‘국민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며 지금은 류블랴나의 시민들이 만남의 장소로 잡는 핫 플레이스다.
그리고 프레셰렌 동상 뒤에 그의 뮤즈를 형상화해 상의를 입지 않은 여자가 서서 하늘로 손을 뻗는 동상이 있는데 성당 주변에 세워진 여성의 반 누드 동상이 선정적이라는 항의가 빗발쳐 초기에 주변에 나무를 심어 무성한 잎 때문에 성당에서 뮤즈상이 보이지 않아 동상을 세우는데 성당도 찬성했지만 지금은 프레세렌의 사랑이야기와 함께 명소가 되면서 주변의 나무도 없어졌다.
프레세렌이 이룰 수 없었던 짝사랑했던 여인의 모습이기도 하며 프레세렌 동상의 시선이 있는 맞은편 건물의 2층에 그가 짝사랑했던 율리아의 흉상이 건물 벽면에 있다.
참고로 이 동상 밑에서 시인의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류블랴나에서 누군가와 만나고 싶을 때 약속 장소로 이 동상을 이야기하면 슬로베니아 사람은 다 찾아온다.
광장에서 귀여운 강아지가 기부를 받고 있는 모습이 이뻐서 한컷 슬라브어인 것 같았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아지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바구니를 내밀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류블랴나의 낮은 조용하다면 일몰이 시작하면 거리의 조명이 켜지고 캐럴이 나오며 꽤 화려하게 바뀐다.
일몰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부터 시작하며 도시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확실히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고 할까? 갑자기 현지인들도 늘어나고 낮시간 동안 조용하게 잠들었던 도시가 깨어나는 느낌을 준다.
가게마다 조명이 켜지고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고 낮에 보이지 않던 현지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도 해가 져야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가장 중심인 프레세르노프 광장의 조명이 가장 화려하고 멋지며 하늘의 별자리를 보여준다.
관광객부터 현지인까지 해가 지니 광장에 모여 노천 푸드 코너에서 음료나 음식을 즐기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보여준다.
점심을 먹고 혼자 어슬렁 돌아다니는 낮 시간과는 다른 풍경이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그 노래 제목이 생각난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는 12월에 방문하면 아주 크리스마스 시즌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도시로 물가는 인근 유럽의 다른 국가와 비슷하지만 식료품 가격은 조금 저렴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곳 크리스마스 마켓에 우유자판기가 있었는데 우유가 무척 고소했던 기억과 기념품 가게와 와인 가게에서 시음용 와인을 자꾸 줘서 살짝 취한 기분으로 돌아다녔다.
어쨌든 이름 그대로 도시의 스토리까지 사랑스러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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