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오랜만에 쉬지 않고 한번에 읽은 책이다. 450페이지에 글자가 꽉 차 있는데 이렇게 빨리 읽어내려가기는 오랜만이다.
장편이라 책이 두꺼운 편인데 첫장을 넘기면서 뒤로 갈수록 읽는 속도가 더 붙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이전에 읽은 용의자 X의 헌신과 비교해도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 이야기 영화로 만들어도 꽤 좋을거 같은 감동적인 느낌을 줄거라 생각한다.
두꺼운 하드커버에 그려진 잡화점 가게의 모습이 꽤 정겹게 보인다. 지붕 위에는 고양이가 앉아 있고 가게 앞에는 자전거가 하나 서 있으며 벽에는 담쟁이 넝쿨이 내려와 있는 뭔가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 이 가게의 이름은 '나미야' 한국어로 고민이란 뜻이다.
잡화점은 생필품부터 온갖 물건을 다 파는 가게를 뜻하는데 가게 이름을 직역하면 고민 잡화점이 된다. 가게 이름부터 참 이상하다.
고민 잡화점이라니 고민을 가져와 판다는 뜻일까? 상점이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3명의 도둑이 30년전에 폐업해 문을 닫은 이 가게에 몸을 숨기기 위해 들어와 하나의 편지를 발견 하면서부터 시작이 된다. 이미 몇 십년전에 폐업한 가게 우유통에 배달된 한통의 편지 그것은 어떤 여자의 고민 상담 이었다. 도둑들은 장난처럼 친절히 그녀에게 솔직하고 엉뚱한 답장을 한다.
그리고 다시 또 들어온 그녀의 답장!!! 뭔가 이상하다.
이 잡화점은 분명 30년전에 폐업한 가게고 지금 시간은 새벽이다. 도둑들은 새벽 첫차가 다닐때쯤 이 가게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잠시 숨어든 것인데 누군가가 편지를 보내고 자신들이 답장한 편지에 또 답장이 온다.
편지의 내용도 이상하다. 도둑들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 현재의 시간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 느껴지지 않는 편지의 내용은 그들을 순간 헷갈리게 한다.
나미야 잡화점에 30년만에 손님이 들어오고 이 잡화점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기묘한 공간이 된다.
예전 이 가게의 주인은 가게의 우유통에 고민 상담 편지를 받아 그것에 답장을 해주던 사람 이었다. 지금은 3명의 도둑이 들어와 그 편지에 엉뚱하게 답장을 하고 그것은 뜻밖의 결과를 만들게 된다.
판타지 소설로 분류될 수 있는 이야기는 잡화점이란 공간을 둘러싸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한번쯤 해볼수 있는 고민들 어디에 하소연 할 수 없는 그런 고민들을 상담해 주었던 가게가 나미야 잡화점이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고 거기에 대한 조언을 해줬던 가게 나미야 잡화점. 30년만에 부활해 고민 상담실이 운영되고 과거로 부터 온 편지에 보내는 솔직하고 엉뚱한 답장은 미래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이곳으로 보내지는 안타까운 사연들 거기에 서로 얽히고 얽힌 현재의 관계로 연결되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아마 이런 고민 상담소는 지금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익명으로 오는 편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답해주는 잡화점의 주인 아무리 엉뚱한 질문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답장을 해준다. 모두 5개의 고민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들은 현재의 도둑들과 또 연결 된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꽤 재미있는 소설이다.
“남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일은 대개 분별력 있고 지식이나 경험이 많은 분이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부러 미숙하고 결점투성이인 젊은이들로 했습니다. 타인의 고민 따위에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일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었던 그들이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할까, 우선 나부터 무척 궁금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품었던 궁금증의 해답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답장은 우유상자에....
왜 하필 고민 상담을 해주는 도둑들 이었을까? 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터뷰에 그 답이 있었다.
누구나 한번씩 살다보면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선택을 해야 할때가 있다. 가족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문제를 들어준 나미야 잡화점은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나라면 어떤 고민을 상담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실 요즘 같이 삭막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는 세상에 이런 고민 상담소가 하나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세월의 향수와 함께 인간의 관계에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이야기 잔잔하지만 감동적인 에피소드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답게 마지막 반전의 에피소드까지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마무리 된다.
근래에 읽어 본 소설중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였던거 같아 글로 남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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