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귀가 밝아서 그런지 사람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들으면 늘 현관문 앞에서 대기한다.
신기하게 사람의 발소리를 잘 기억하고 구분해 낸다. 그리고 내 손에 비닐봉지가 들려 있다는걸 잘 알고 있는데 늘 내 손에 들린 비닐봉지를 뒤적거려 검사를 하는게 야웅군의 소일거리중 하나다. 고양이의 호기심은 어쩔수없는 행동중 하나로 비닐봉지 속의 물건이 자신과 상관없음을 확인하면 뒤도 보지않고 휭하니 다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집식구의 발소리는 정말 잘 구분해 내는데 할머니가 오든지 내가 오든지 자다가도 일어나 쪼르르 달려나와서 현관앞에 깔려 있는 발닦개에 앉아서 사람을 마중 한다.
우다다 달려나와서 저렇게 나와서 꼬리를 흔들면서 야웅거리면 마치 내게 '오늘은 어땠어 ???'라고 묻는듯 하다.
내가 아마 장기간 여행중에도 야웅군은 계단에 발소리가 들리면 저렇게 나와서 기다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고 이틀이고 일주일이고 소리가 들릴때마다 집으로 오는 발소리인지 문 앞에서 확인을 하지 않았을까 ???
긴 여행시간 동안 아마 혼자 집에 있는 동안에 계속 그랬을거 같다. 이번 인도 여행이 끝나고 집에 왔을때도 우다다 달려나와서 캐리어에 덥썩 올라가 사람을 반기는 모습이 떠오른다.
저녁에 들어와 아무 생각없이 습관처럼 휴대폰으로 찍어버린 사진 늘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 했는데 오늘은 리락쿠마가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는데 이건 정말 어색한 느낌이다.
야웅군이 어제 아침에 급성신부전이 와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병원에서 전화가 오기에 잘 회복 했다는 전화를 받고 하루 더 경과를 지켜보고 퇴원하기로 이야기를 하고 그냥 나도 잊어 버렸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야웅군은 나의 긴 여행시간 동안 얼마나 저 앞에서 왔다갔다 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늘 문을 열면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 했는데 누가 그랬던가 결에 있을때는 그 소중함을 모른다고 어떻게 병원에 데려다 놓고 그걸 잊어버렸는지...
방에서 부터 힘차게 우다다~ 달려나오기에 빨리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습관처럼 아무 생각없이 눌렀는데 오늘밤은 사진 한 컷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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