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을 함께한 존재와 이별한다는 것은 꽤 힘들고 아픈 일이다.
언제가 이날은 온다고 생각했지만 늘 그렇듯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이별은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보통 집고양이의 수명은 10~15년을 평균으로 본다.
아마 블로그를 통해 야웅군을 오래동안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2012년 3번의 수술이후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 고양이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면 여러가지 질병이 찾아오는데 그중 신장질환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야웅군의 경우 2012년 수술전 양쪽 신장 모두 결석이 있음 확인했다.
그때부터 계속 케어를 해줬는데 지난 6일 아침 좋지 않은 예후가 있어 병원에 입원 수액처치를 계속 받고 있었으나 수치가 내려가지 않고 계속 올라가더니 7일 아침부터 상당히 심각한 상태로 발전해 오후에 병원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다행히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빨리가서 마지막 숨이 있는 순간은 함께 했으니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연말부터 계속 살이 빠져서 1월 12일에 혈검을 해보니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나와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떠나네요. 2월 7일 오후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가보니 눈으로 봐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당히 심각한 상태로 누워 있었습니다.
제가 병원에 도착하고 20~30분뒤 심장이 멎었고 바로 그날 화장을 해서 유골함에 담아 왔습니다.
야웅군은 화장했고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고 꽃이 피면 유골함에서 꺼내 뿌려줄 계획 입니다.
야웅군은 겨우 주먹만한 크기일때 처음 만났고 세상에 나온지 100일이 지나고 저와 14년을 함께 했습니다.
집을 자주 비운탓에 어쩌면 저보다 더 오랜 시간을 집에서 보낸것이 고양이 였을것 같습니다. 지난 10년 이상 계속 블로그에 기록한 사진을 보신 랜선 집사님들 있었을 것 같은데 언제가 이별 하겠지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이별 소식을 전하게 되네요.
야웅군 이야기는 아직 발행도 못하고 미뤄둔것도 있는데 말이죠.
둘째도 들어오고 이제 겨우 둘이 다정해 졌는데 다정해지자마자 이별을 합니다. 사실 야웅군이 딱 1년만 더 살면 일월이 성묘가 되니까 그때까지만 버텨주길 기대했던 마음도 있었다. 이렇게 갑자기 떠나게 될거라 예상도 못했는데 그동안 아픈 신장을 가지고 겨우 버텨왔던것 같습니다.
밤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면 집에 돌아오면 보통 새벽이다.
새벽 조용한 아파트 계단을 3층쯤 올라가면 5층 집에서 고양이 소리가 울리는게 들린다. 빨리 올라고 재촉하는것 같다.
고양이 소리가 들리면 집에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올라왔다.
올라가서 문을 열면 현관 앞에서 내 얼굴을 보며 꼬리로 바닥을 탁탁 치며 왜 이렇게 늦었냐는 듯이 사람을 쳐다본다.
2018. 2월 7일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발 소리를 기억하던 존재가 오늘 사라졌다.
스노우캣의 고양이 이야기중
아마 야웅군 그때도 꼬리로 바닥을 치며 제일 먼저 달려나올 것 같다. 아마 그때는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을것 같다.
야웅군 2004. 4. 24 ~ 2018. 2. 7.
사실 야웅군을 화장하고 돌아오며 고양이를 또 키울수 있을까? 고민하며 일월을 파양할까 생각했는데 '일월'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아마 이 카테고리는 아직 발행하지 못했던 야웅군 이야기와 이제 일월이 이야기로 채워질 것 같네요.
'고양이를 부탁해 > 야웅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 고양이들 만의 서열 정리 (16) | 2018.02.13 |
---|---|
어린 고양이 장난감 뺏어버린 야웅군 (0) | 2018.02.05 |
고양이와 동거하는 집에 꼭 필요한 발톱갈이 스크래처 (2) | 2018.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