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 정겨운 인사팻말 '고양이 나옵니다. 놀라지 마세요.'
'고양이 나옵니다.', '놀라지 마세요'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슈퍼 앞 문에 붙어있는 안내 표시다. 이곳에 담배를 사러 자주 오는데 사실 이 문구가 언제부터 붙어 있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이 슈퍼에 기거하는 길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데 그 고양이를 보러 나는 이곳에 온다.
사실 처음에 문앞에 붙어있는 저 문구를 보고 저게 무슨 소리인가 했는데 슈퍼 안으로 들어가 보면 곧 의문이 풀린다.
슈퍼안쪽에 라면 박스가 쌓여있는 곳에 가면 붙어있는 또 하나의 팻말 '고양이 놀라지 마셔요' 주인 할머니가 손님들을 위해 붙여놓은 종이 팻말이다.
웬 고양이 한 마리가 박스 위에 모포까지 깔고 아주 팔자 좋게 드러누워 자고 있다.
사람이 들어오던지 말든지 물건을 고르고 있든지 말든지 완전, 이 슈퍼가 자기 것인냥 고양이 한 마리가 드러누워 자고 있다. 어떨 때는 이 고양이 슈퍼주인 할머니가 있는 계산대 옆에서 자고 있는데 여기에 이제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내가 잠을 방해했나 사람을 멀뚱멀뚱 쳐다본다.
사실 이 고양이가 언제부터 여기에 살았는지 모르지만, 예전에 내 기억으로 이 근처 거리를 떠도는 길고양이였다. 그러다 슈퍼에서 밥을 얻어먹고 살더니 쥐잡이 용으로 필요했던지 슈퍼에서 계속 밥을 주니 아예 이 집에 눌러 붙어서 이제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아예 슈퍼에 들어가 이렇게 팔자 좋게 살고 봄이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밖으로 돌아다니다 슈퍼에 밥 먹으러 돌아오곤 한다.
사람은 아예 신경 안 쓰는 참 넉살 좋은 놈이다. 아마 슈퍼에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니까 사람을 봐도 시큰둥하고 그게 일상이자 생활이 되어 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을 열고 나올 때 안쪽에는 '고양이 들어옵니다.(놀라지 마세요.)'라는 안내가 있다. 날씨가 풀리면 저 노랑이 슈퍼 안팎을 자기 것인 양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는데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문을 열어야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늘 손님들을 따라 들어오거나 아니면 손님들을 따라 바깥나들이를 하고 다닌다. 어쨌든 내가 본 고양이 중에 제일 넉살 좋은 고양이가 아닐까 싶다.
봄이면 가끔 문이 닫혀 있으면 들어가고 싶을땐 손님이 올때까지 저 노랑이 문 앞에 기다리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다.
그리고 슈퍼 문 앞에 붙어 있는 저 문구도 볼 때마다 늘 정겨운 느낌에 내가 담배를 사기 위해 이곳까지 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 이 동네에서 가장 팔자 좋은 길고양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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