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앞에서 함부로 물도 못 마신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 고양이가 멀뚱멀뚱 날 쳐다보는 이유는 내가 맥주와 함께 육포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늘 내가 멀 먹고 있으면 쫓아와서 쳐다본다. 남 먹는거 보는거 처럼 불쌍한거 없는데 저 놈은 그런거 모른다.
일단 내가 멀 먹고 있다는게 중요한거다. 그것도 자기한테는 주지않고 혼자 먹고 있다는게 지금 제일 중요한 문제다.
결국 저 망할 호기심과 함께 똘똘 뭉쳐진 식욕은 자신도 한 입 먹어 보겠다는 의지로 기어 올라와 앵앵 거린다. 양념이 안된 육포 같으면 조금 잘라서 줬겠지만 양념이 된 육로라 계속 혼자 먹었는데 뚫어져라 육포 봉지를 쳐다보고 있다.
지금 육포에 덤비면 혼날거라는건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나마 강한 욕구를 누르고 있는건 나의 딱밤 한방에 저 자리에 서서 그냥 육포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냄새는 분명 마음에 드니까 어떻게든 먹어보고 싶지만 저 상태에서 잘못 움직이면 분명히 혼난다는걸 잘 알고 있는 스스로 깨우친 학습효과다. 저 자리에서 그대로 돌이 되어 버릴거 같다.
다 먹고 난 빈 봉지를 던져 줬더니 봉지 앞에서 계속 킁킁대며 냄새를 맡는다.
봉지안에 남은게 없다는걸 한참후에야 깨닫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버린 불러도 보지 않고 제대로 이번에 기분이 상해버린 모양이다. 그래도 식욕이나 아직 호기심이 왕성한걸 보니 몸 컨디션은 어느정도 회복을 한거 같아 다행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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