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란 동물은 의자를 참 좋아한다. 의자는 야웅군과 내가 9년째 공유하는 공간으로 쿠션이 있는 의자는 야웅군이 발톱으로 다 뜯어 버려서 3년마다 한번씩 의자를 버리고 마지막으로 메쉬형 의자는 고양이의 발톱에 뜯기지 않아 현재 4년째 사용중 이다.
보통 내가 의자에 앉아 있으면 야웅군은 바닥에 누워 있고 내가 바닥에 누워 있으면 저러고 의자에 앉아 자신의 영역임을 내게 확인시켜 주며 졸고 있는데 보통 밤이면 내가 의자에서 비켜나니 아침까지 의자에서 잔다.
내가 바닥에서 일어나 의자에서 비켜나라는 눈치를 주면 야웅군은 시무룩해 진다. 처음에는 못 본척 눈을 감고 자고 있다가 바로 앞에 서면 그나마 어릴때는 내가 의자에 다가오거나 '웅아'라고 부르면 재빨리 내려와 자리를 양보해 줬는데 점점 고양이도 나이가 들면서 속된말로 개기기 시작 했다. 의자 앞에 서서 비키라는 눈치를 줘도 이제는 모른척 강제적으로 내가 들고 안아서 자리를 옮겨 주거나 엉덩이를 툭툭 쳐야지만 마지못해 일어나서 자리를 비켜준다.
예전에 새 의자를 샀을때 원래 사용하던 의자를 야웅군에게 양보 했으나 굳이 내가 앉는 의자를 원한다. 성격도 참 이상하다.
의자에서 쫓겨나면 곧바로 바닥에 드러누워서 사람을 쳐다본다. 마치 내가 조금전 바닥에 누워 있다가 의자 위에 야웅군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과 비슷한게 내 흉내를 낸다고 해야 하나 누워서 지긋이 의자에 앉아있는 나를 쳐다본다.
결국 9년째 나와 야웅군은 되돌이표 처럼 의자 하나를 두고 서로 영역 싸움을 반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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