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에 처음 만난 이름없던 고양이 나한테 입양되며 처음 야웅군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고양이 모습 지금도 형제들과 장난치다 나를 빤히 올려다보는 이 모습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고양이의 시간은 사람보다 5배 빠르다. 구구는 고양이다에 나오는 대사중에 하나다. 보통 집고양이는 1살이면 사람의 나이로 20살 그리고 2-3살까지 가면 30대가 된다. 그후부터 1년에 *5를 해주면 사람의 나이와 비슷하게 보는데 평균적으로 고양이의 1년은 사람으로 보면 5년으로 계산 한다고 한다. 고양이 몸의 시계는 사람보다 5배 빠르게 째각째각 흘러간다.
사실 지난주 갑자기 야웅군이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하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먼가 예감이 좋지 않다. 늘 나쁜 예감은 그렇듯 왜 이렇게 잘 맞는지 모르겠지만 중성화 수술때 피검사에서 모두 정상이었고 야웅군이 푹하고 엎어진날 그래 이 날도 피검사는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 피검사와 소변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혹시나 해서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야웅군의 양쪽 신장에서 결석이 발견 되었다. 고양이의 신장기능 저하는 늙은 고양이일수록 배뇨기 장애로 이어지며 나타나는데 이번처럼 아주 재수없는 경우는 고양이의 신장의 80%가 망가지고 난 다음에 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평소와 늘 다름없다가 어느날 사람도 푹 하고 쓰러지듯 그랬던거 같다. 고양이의 신장기능 저하는 나이가 들수록 나타나는데 보통 신장의 결석은 제거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나이가 어린 경우나 덩어리가 어느 정도 제거할만한 수준의 크기 일때고 신장을 사람처럼 한쪽만 떼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신장이 완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할때 한쪽은 떼고 온전한 한쪽 신장으로 고양이는 살아가게 되는데 야웅군의 경우 양쪽다 결석이 발견되었고 나이도 있어 일단 수술은 불가 판정을 받았다. 현재 상태로 이제 평생을 안고 가야 하는데 요즘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일단 수액과 함께 약을 먹기 시작한지 일주일 투석중 피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와 현재 염증만 치료되면 사실 큰 이상은 없으나 언제든 상태는 악화될 수 있다. 고양이는 자기몸이 아픈걸 말하지 못하니 사람에게 행동으로 표현한다. 사실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늘 집을 비우니 야웅군은 이전에 나한테 행동으로 표현할려고 하기에도 시간이 없었거나 내가 못 봤거나 대수롭지 않게 보고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늘 잘먹고 있었고 크게 신경쓰지 않고 소변량 체크를 제대로 못한 탓도 있다. 그리고 좀 일찍 이상이 나타났어야 했는데 스스로 버틴건지 어찌된건지 몸이 그렇게 망가지고야 문제의 증상이 나타났다.
야웅군은 수액 맞고나면 계속 애교를 부린다. 수액 바늘만 떼내면 머가 좋은지 골골 거리며 발라당 하면서 간식 달라고 그릇 앞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다. 야웅군은 자신이 아프다는걸 잘 모르는거 같다. 여전히 나에게 하는 행동은 그러니까 2004년의 5월쯤에 만난 그 고양이처럼 부비부비하고 발라당 거리며 간식을 달라고 조른다. 이번에 몸무게를 재어보니 한 달 조금 지난 사이에 몸무게가 500그램이 빠졌다. 집에 있을때 하루에 한번씩은 안아줬는데 몸무게가 이렇게 빠졌다는것도 몰랐다. 진통제를 주며 야웅군의 신장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기를 이제 바라는 수 밖에 없다. 수액 맞고 약 먹고 나면 머가 좋은지 슝이랑 우다다 하며 여전히 뛰어 다닌다. 사람도 만나면 헤어짐이 있듯이 반려동물과 인간도 만나면 언제가 헤어진다. 단지 그 시간은 반려인이 생각하는것 보다 더 빠른 경우도 있다. 보통 고양이의 시계가 5배 빠르다면 이제 야웅군의 시계는 이제 10배 이상 빨라졌다.
상태는 호전 될수도 있고 안될수도 있지만 현재로는 최선을 다해줄 뿐 저 상태로 몇 년은 더 가는 경우도가 있고 신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면 고양이의 시계는 다시 정상적으로 흘러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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