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혁 선수가 쓰러진 그 날 난 잠실구장에 있었다.
그때 잠시 휴직 상태로 자취방에서 뒹굴고 있는 나를 데리고 부산이 고향인 롯데팬인 친구가 야구장에서 맥주나 한잔 하자기에 따라간 잠실구장 그 날 평일이라 경기장에 외야는 많이 비어 있었고 1루,3루 쪽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야구장에 가는 다른 목적은 예나 지금이나 사실 경기를 보며 먹고 마시는걸 즐기며 응원하는 재미로 간다. 그때나 지금이나 롯데 팬들의 응원은 제일 열정적이지 않았나 지금도 생각한다.
사실 난 삼성 라이온즈 팬이고 지금도 삼성팬이다. 이 날 삼성은 다른 구장에서 경기가 있었고 잠실에서 하는 롯데와 lg트윈스의 경기에 큰 관심은 없었다. 맥주나 한잔 하자기에 따라 갔을뿐....
그러니까 경기 초반 2회 롯데의 공격중 임수혁 선수는 1루에 진루했고 다음 타자가 안타를 쳤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임수혁 선수는 1루, 2루까지 분명히 잘 뛰어가 진루 했든 기억이 난다.
다음 타자가 나와서 안타를 치면 득점 찬스 였기에 관중석에 분위기는 상당히 고조된 상태였다. 그때 갑자기 관중석에서 웅성웅성 누군가 '사람이 넘어졌다'라고 한 기억이 난다. 난 경기장을 쭉 주시해 보지 않고 사실 먹는 것에 더 정신이 팔려 경기는 대충 보고 있었다. 처음에 관중석에서 누가 넘어졌나 해서 주변을 돌아보다 사람들이 일어서서 경기장을 보고 있기에 경기장을 보니 방금 까지 멀쩡히 서 있든 임수혁 선수가 넘어져 있었다. 맥주를 마시다 내가 잠시 놓쳐 버린 장면이 있나 해서 '무슨 일이야?' 하고 물었지만 주변에 모두 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보고 있었다.
경기장을 계속 보고 있었든 친구에게 물으니 '몰라 갑자기 넘어지네'라고 이야기 하기에 혼자 생각으로 다리에 쥐나 근육에 쇼크가 왔나보다 생각했다.
잠시 경기는 중단되고 그때까지는 큰일은 아니라는 생각했다. 경기장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관중석도 잠시 분위기가 어수선 해지고 덕아웃도 좀 우왕좌왕 하지 않았나 싶다. 내 기억으로 처음에 2루수와 롯데 코치였나 그리고 마해영 선수였든가 넘어져 있는 임수혁 선수 옆에 있었고 2루 주변에 잠시 사람들이 잠깐 몰린 뒤 일어나지 못한 임수혁 선수는 들것에 실려 나갔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경기는 속개 되었고 관중들은 큰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득점 찬스에서 선수가 갑자기 빠지게 되니 더 힘내라고 응원하고 떠드는 분위기가 전개 되었다.
나는 잘 알지 못했지만 임수혁 선수는 이때 한참 주가를 올리며 롯데의 간판 타자였고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선수 였기에 롯데 관중들은 많이 아쉬워 했든거 같다. 아마 이날 경기를 본 사람들은 그게 임수혁 선수의 그라운드 위에서 마지막 일거라는 생각은 다들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본다.
이 날 이제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경기는 롯데가 LG에게 이긴걸로 기억한다.
나중에 뉴스로 임수혁 선수가 의식불명 상태라는걸 보고서 그때 상태가 심각했구나 생각 했었다.
세월이 흐른 뒤 가끔 한 번씩 스포츠 뉴스에서 임수혁 선수의 모습을 볼 때면 '아 저 사람 아직도 누워 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며 그 날의 기억을 잠깐 다시 생각나게 만들뿐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제 뉴스로 접한 임수혁 선수의 사망 소식을 보니 새삼 그 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요즘도 가끔 시즌이면 야구장을 찾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금방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일이 있은지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군요.
故 임수혁 선수의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모습을 본 한 사람의 관중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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