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다 보면 흔하게 겪는 일중 하나가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고양이가 평소에 싫어하던 화장실에 들어오려고 하거나 밖에서 울부짖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독 화장실만 들어가면 저러는데 막상 데리고 들어가면 조용해진다. 그러나 내가 화장실 문을 닫아버리면 고양이는 밖에서 문을 긁거나 계속 울어대는 일이 꽤 많다. 아마 고양이 집사라면 한번쯤 겪어본 일이 아닐까 싶다.
고양이가 집사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밖에서 우는 건 동물 심리학 책을 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고양이의 호기심 때문이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였다'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화장실은 평소에 늘 문이 닫혀있는 공간이고 고양이가 수시로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곳의 문이 열리면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또 사람보다 귀가 좋은 고양이는 닫힌 문 안에서 나는 물소리 혹은 다른 소리들에 반응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라 고양이의 호기심을 더 자극한다고 한다.
호기심쟁이 고양이는 그만큼 자신이 눈에서 보이지 않는 소리에 궁금증을 유발해 사람이 화장실만 들어가면 그 안에서 특히 물소리가 나면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 반응을 하고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화장실 밖에서 보채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 그렇듯 화장실처럼 늘 문이 닫혀 있는 공간은 고양이가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곳이라 고양이 입장에서 늘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더 궁금하기 때문에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따라 들어오거나 밖에서 울며 보채게 된다.
볼일을 보고 있는 집사 입장에서 보면 당황스럽지만 고양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라 예전에 화장실 문을 열어준 적이 있는데 자꾸 변기 물을 먹으려고 해서 그 뒤로 나는 화장실에 고양이를 들이지 않는다.
15년을 함께 살았던 야웅군의 경우도 특히 물소리에 반응을 잘했는데 싱크대에 물을 틀어 놓으면 올라와 물이 흐르는 것을 구경하곤 했다. 구경하는 것을 즐기지 몸에 물이 닿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보호자에게 '고양이의 분리불안' 있는 경우다.
보호자에게 고양이 분리불안은 다묘 가정보다 외동묘 가정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너무 빨리 어미와 헤어진 아기 고양이의 경우 급격히 달라진 환경에 따라 혼자 지내다 보니 사회화 부족으로 많이 겪게 된다.
그래서 보통 아기 고양이는 최소 3개월 이상은 어미와 형제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집사를 보호자처럼 생각하는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 순간 불안감을 느끼게 되며 그것에 대한 불안감의 표현으로 울게 된다.
고양이 분리불안의 경우 행동교정으로도 많이 고쳐지는데 고양이와 자주 놀아주고 스킨십을 해주며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게 좋다고 한다.
세 번째로 고양이가 화장실에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장소에 대한 아늑함이다.
화장실이란 공간은 타일이 깔려있고 늘 불이 꺼져있는 좀 어두운 공간으로 고양이에게 상자와 같은 아늑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날씨가 더운 여름은 타일이 깔려있고 빛이 들지 않는 공간인 화장실은 여름에는 집안의 다른 곳보다 꽤 시원하고 쾌적한 곳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고양이가 예전에도 화장실에 머물러 봤다면 이 공간에 대한 영역 표시와 함께 그 공간에서 먼저 느껴본 아늑함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간혹 화장실 밖에서 기다리는 고양이가 집사를 지키기 위해 보초를 서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일 큰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다.
고양이 집사라면 한 번쯤 겪어보는 일이지만 고양이가 화장실에 따라와 문을 긁거나 밖에서 우는 이유는 호기심과 자기 영역 표시를 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가장 크니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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