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미술관에서 하는 불멸의 화가 반고흐전을 보고 왔네요. 반 고흐라는 유명세때문인지 몰라도 사람이 무척 많더군요. 전시된 작품은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과 크릴러 뮐러 미술관으로 부터 엄선한 진품 유화작품 45점과 드로잉및 판화 작품 22점 , 총 67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최대 규모 반 고흐전으로 보험가액만 무려 1조4천억원 그림 1점에 도대체 가격이 얼마인건지...
일단 입장권을 미술관 입구 매표소에서 구매후 안내서를 받고 들어가서 안내서에 나온대로 2층으로 올라가니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해주고 있더군요. 대여료는 2000원이며 신분증을 맡겨야 합니다. 오디오 가이드에는 30작품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작품을 감상하는데 조금 도움은 됩니다.
작품앞에 서게 되면 오디오가이드에서 자동으로 음성이 나오면서 설명을 해줍니다.
오디오가이드 대여를 하지 않으실분은 저시간에 맞춰 가시면 전시를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실겁니다.
전시는 그가 살던 시기로 나눠져 분류되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은 대부분 그러하듯 사진촬영은 금지더군요.
반고흐를 만나기 위해 2층전시실 첫입구로 들어서게 되면 벽에 걸린그의 가족과 생가의 모습 그리고 고흐가 짝사랑했었던 외사촌케이등 흑백사진을 우선 만날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시실 벽 여러곳에 고흐가 자신의 유일한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더군요. 고흐는 테오에게 총 668통에 달하는 편지를 생전에 보냈으며 자신의 유일한 후원자였던 테오에게 자신의 외로움이나 예술적인 느낌을 많이 적어 보냈다고 합니다.읽어보며 감상하시면 그림을 감상을 하는데 더 도움이 될것입니다.
예술이란 얼마나 풍요로운 것인가.
본것을 기억할수 있는 사람은 결코 허무하지도 생각에 목마르지도 않을것이며 고독하지도 않을것이다.
1878년 11월 15일 반 고흐
2층 전시실은 네덜란드, 파리, 아를르의 시기로 3층은 생레미 , 오베르 ,종이작품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시기 (1880 ~ 1885) : 어두운 색채로 농부,광부등 하층민의 삶을 주로 그렸던시기.
'감자먹는 사람들'
전시회에는 유화가 아닌 판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유화가 아니어서 좀 아쉬웠지만 이 작품은 "등불 아래서 손을 뻗어 감자를 먹고 있는 이 사람들이 ... 바로 땅을 일군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고흐가 2점의 스케치와 함께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보면 이전의 작품은 모두 습작이라는 말을 썼으며 누이에게는 자신의 작품중 최고라고 했으나 그당시에는 모두 우울해보이고 거친 저런 어두운 분위기때문에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작품입니다.
감자먹는 사람들을 완성하기 위해 그는 인물하나하나를 여러번 따로 드로잉했다고 합니다. 왼쪽의 남자만 40번정도 따로 그렸다고 하더군요. 이전시실에서 따로 인물을 그린 습작도 함께 보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옆의 드로잉화는 석판화 '슬픔'(sorrow)라 불리는 작품으로 고흐의 일생중 잠시나마 그와 함께 살았었던 매춘부이자 미혼모였던 시엔의 누드화입니다. 시엔은 그의 인물모델 드로잉을 위한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연습삼아 많이 그렸다고 하더군요. 처음 들어가면 '슬픔'을 먼저 볼수 있습니다.
그외 이시기의 대표작인 '여인의 초상' , '배틀과 방직공'을 보고 어둡고 우울한 표정의 네덜란드의 시기를 끝내고 예술의 도시라는 밝은 색채의 파리시기로 넘어가게 됩니다...
사람들이 내 그림을 두고 거칠다느니 어쩌니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내 작품에서 그 사람들이 화가의 깊은 고뇌와 격렬한 고통을 감지했으면 좋겠다 싶구나. 아니, 어쩌면 그런 거친 면이 감정을 더 절실히 전달해 줄지도 모르겠다. 1882년 7월 편지중에서.
파리시기 (1886.3 ~ 1888.2) - 색채를 발견한 시기로 그림이 밝은 색채로 전환됩니다. 또한 이시기가 자신의 화풍의 기틀을 정립하는 중요한 시기였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여러 자화상중 하나인 유명한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을 보실수 있습니다.
파리에서부터 색이 확연히 바뀌더군요. 왼쪽부터 '자화상' , '수레국화 데이지 양귀비 카네이션이 담긴 화병' , '압생트가 담긴 잔과 물병' 입니다. 고흐는 파리시기에 자화상을 집중적으로 많이 그렸는데 그가 남긴 자화상40점중 35점이 이 파리시기에 그린것입니다.
그리고 자화상을 그렇게 많이 그린이유도 첫번째가 돈이 없어서 모델을 구할수 없기 때문이었고 (지금 그림하나에 가격이 얼만데 돈이 없어서라니) 두번째 이유는 네덜란드 시기부터 계속된 인물화에 대한 집착때문이었다 하더군요.
이번 전시회에도 저 자화상은 벽 1쪽면을 혼자 차지한채 자신의 그림을 보러온 관람객들을 곁눈질하고 있더군요. 곁눈질을 하는 그와 인사를 나누고 2년간의 파리시기를 접고 아를르의 시기로 넘어갔습니다.
아를르의 시기 ( 1888. 2 ~ 1889.4) - 색의 완성의 시기.
이시기에 완성된 유명한 작품은 상당히 많습니다. 고흐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했던시기로 187점의 유화 탄생한 시기로 이번 전시회에는 이시기에 그렸던 그 유명한 14송이 해바라기가 아쉽게도 없더군요. 고흐는 이시기에 역시나 유명한 화가 고갱과 같이 생활했으나 둘은 너무 극과극의 성격이라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색의 완성이라 불리던 시기여서 인지는 몰라도 다양한 색을 사용한 작품들을 볼수 있습니다.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을 모작한 '씨뿌리는 사람' , '세인트 마리의 바다풍경' , '노란집' , '벌러덩 누운게' , 그의 대표적인 인물화중 하나인 '우체부 조셉물랭의 초상' 외에 다른 여러 유화를 볼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볼땐 밀레의 작품의 모방작인 고흐의 '씨뿌리는 사람'은 밀레의 작품이 생각을 하니 조금 코믹한 느낌이 들더군요.또한 우체부의 초상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돈이없어서 물감 살돈이 없어 늘 물감이 부족했다는 사람이 물감을 아주 듬뿍듬뿍 사용했다 싶더군요.
이렇게 아를르 시기를 끝으로 2층을 돌아본뒤 3층으로 올라가면 3층은 생레미시기 그리고 오베르 시기와 그외 종이작품으로 나눠져 있고 한쪽에 아트샵이 있어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도슨트의 안내순서대로 생레미 시기로 우선 따라 들어 갔습니다.
너는 아직도 네가 평범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고 했지.
그러면서 너는 왜 네 영혼 속에 있는 최상의 가치를 죽여 없애려는 거냐? 그렇게 한다면, 네가 겁내는 일이 이루어 지고 말 것이다. 사람은 왜 평범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그건 세상이 명령하는대로 오늘은 이것에 따르고 내일은 다른 것에 맞추면서, 세상에 결코 반대하지않고 다수의 의견에 따르기 때문이다.
-반 고흐의 영혼의 편지 에서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생레미의 시기 (1889.5 ~ 1890.5)
생레미의 정신병동에 입원해 1년간 요양했던 시기로 그의 작품중 걸작이라 불리는 몇작품이 이시기에 완성됩니다.
그림에 대해 무지한 저도 한참을 저그림 앞에 서있었습니다. 우측의 그림은 <아이리스> 보험평가액 1000억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해외로 반출된 그림으로 그 이전에는 암스테르담에 가야만 감상을 할수 있는 그림입니다.
저 두작품외 <피에타> <착한 사마리아인> <올리브 밭>등을 더 본후에 그의 생애 마직막인 오베르시기로 넘어갔습니다. 이시기에 고흐의 그림중 <붉은포도밭>이라는 작품이 400프랑으로 팔렸는데 우리돈으로 계산해보면 10만원정도의 값어치에 팔린거라고 하더군요. 그의 생애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팔린 유화였습니다. 이는 그가 얼마나 궁핍했으며 고독과 당시 화단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는지 알수 있습니다. 그 시대의 주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성을 고집한 덕에 대중과 화단에게 외면받으며 늘 그림이 팔리지 않음을 괴로워하며 경제적으로는 동생 테오에게 늘 도움을 받아 그림을 그려왔던것입니다.
오베르는 무척 아름답단다. 그중에서도 요즘에는 보기 드문 오래 된 초가가 그렇지. 거기에는 정말로 심오한 아름다움이 있어. 이런 곳이야말로 진정한 시골이라 할 수 있을거야. 매우 특색 있고 회화적이거든
1890년 5월
오베르시기 (1890.5~7)
이 오베르의 시기는 그의 생애 마지막 70여일간을 보냈던 시기로 이시기동안 마지막 80여점의 작품을 완성합니다. 1890년 7월29일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시기에 그는 동생 테오에게 마지막으로 쓴 편지에 보면 새로운 캔번스와 물감을 좀 더 보내달라고 적혀 있습니다. 마지막순간까지 경제적으로 정말 고달팠던 인생이더군요. 여기서 <농가> <밀이삭> <꽃이핀 밤나무>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형은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이 각자의 찬란한 빛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사람이다
- 반 고흐의 동생 테오-
우리에게 고흐는 유화로 유명하지만 원래 유럽에서는 뎃생화가로도 많이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고흐의 다양한 종이그림 작품을 마지막으로 보고 난후에 dvd를 잠시 감상하고 아트샵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는 암스테르담과 오텔로의 반 고흐 미술관과 크뢸러 뮐러 미술관 소장품중심이라 다른미술관에 있는 해바라기나 고흐의 침실등 일부유명작품은 볼수 없습니다만 아트샵에가면 엽서나 퍼즐등으로 볼수 있습니다...;;;;;
기념품이 헌데 가격도 비싸고 실제 그림을 봐서 그런가 사진이나 프린트물이 주는 느낌은 확실히 확연히 차이가 나더군요.그래도 기념품 몇개 구입했습니다.혹시 가시는 분은 참고로 2층에 작은 전시실엔 천경자 화백의 작품도 전시하고 있으니 그것도 놓치지 말고 보세요.
1세기의 시간이 지나 그림으로나마 이렇게라도 만날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어요 !!!!!!!!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 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반복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 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였다면 그곳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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