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에서 식도락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삶을 이야기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일본은 맛의 달인이란 만화에서 처럼 정말 다양한 맛 집이 전국에 있는 곳 아닌가!
고치현에서 특히 유명한 음식이 있다면 사케, 교자, 타다키 정식이다. 특히 타다키 정식은 꽤 유명하며 양조장이 많은 지역이라 사케 역시 유명한 지역 중 하나다. 참고로 고치현 홈페이지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일본 국내 대형 여행사가 조사한 “지역만의 맛있는 음식이 많은 랭킹”에서 몇 번이고 1위를 획득했습니다."
그래서 고치현에서 유명한 음식은 이번 여행에 꼭 한번씩 먹어 보고 싶었는데 첫 날 포장마차에서 교자를 먹었다.
▲ 야쓰베 교자 본점.
그리고 현지인들에게도 아주 유명한 교자집이 있는데 그 곳이 야쓰베 교자다. 일본 최고의 교자라 하던데 맛이 참 궁금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안 먹고 가면 섭섭하다. 야쓰베 교자는 고치시에 3곳이 영업중으로 히로메 시장에 하나 그리고 본점 시내 중심가에 다른 한 곳이 있다. 히로메시장에 있는 야쓰베 교자집은 저녁 9시가 넘으면 장사를 끝내므로 본점으로 왔는데 엄청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나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 했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사람이 줄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맥주를 한잔 하고 오기로 했다.
근처 포장마차에 왔는데 주인아저씨 헤어스타일이 아주 특이하다. 멀리서 봤을때 모자를 쓰고 있는 줄 알았는데 헤어스타일이 마치 일본 만화에 나오는 폭주족 같은 그런 스타일에 살짝 무서운 인상이다.
일본 만화에 보면 흔히 나오는 자전거 체인 어깨에 걸고 다니는 폭주족 같지만 인상과 달리 상당히 친절했다.
카와이라고 해야 하나 웃는 모습이 귀여웠던 포장마차의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 도끼같은 헤어스타일에 사장님과 사진도 같이 찍고 인터넷에 올려서 한국 사람 많이 찾아오게 해달란다. 그래서 그냥 사진을 올린다.
참고로 이 포장마차는 시내 리치몬드 호텔의 대로 바로 옆 야쓰베 교자 본점 가는 길에 있는 포장마차촌 마지막 집이다.
이 포장마차의 교자는 어제 갔던 포장마차와 그 맛이 또 다르다. 아마 고치현의 교자집은 맛이 조금씩 다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집의 교자는 겉은 아주 바싹한데 육즙이 좀 약했다.
이집 교자는 이 집 나름대로 독특한 맛이 있는데 꽤 맛있다. (도끼머리 사장님의 부탁으로 홍보하는거 아님)
맛을 비교해 봐야지 생각하며 이 집 교자를 먹었다. 야쓰베 교자는 어떤 맛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1시간 조금 더 지나 이 포장마차에서 나와 다시 야쓰베 교자 본점으로 갔는데 여전히 줄은 줄어들지 않고 사람들이 밖에 기다리고 있다.
결국 본점이 아닌 시내에서 15분 정도 도보로 가야하는 3호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은 사람이 없기를 기대하며 이동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먹어보고 가야 겠다는 오기도 생겼고 그 맛이 정말 궁금했다.
15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야쓰베 교자 3호점, 이 곳도 줄을 서고 있지만 그래도 본점 보다 사람이 적다.
안으로 들어가 사장님에게 사람수를 이야기 하니 순번을 적어 준다. 우리가 5번째 대기조다. 여기까지 왔는데 안 먹고 갈수는 없다는 생각에 우리 일행은 기다려 보기로 했다. 모두들 사실 그 맛이 궁금했다.
세상 어딜가나 맛집은 사람들을 줄 세우나 보다.
이곳에서 1시간 조금 더 기다렸더니 입장이 가능했다. 교자 하나를 먹기 위해 3시간 정도 허비한 셈이다.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들고 이곳까지 온 시간을 기다린 만큼의 보상을 해주는 맛이기를 기대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데 이유가 있을테니까 말이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승리자가 된다. 아직 밖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을 뒤로 하고 안으로 들어서니 밖과 완전 다른 분위기다.
입에 침이 고이는 맛있는 냄새와 함께 시끌버적하다. 승리자들은 여기 다 모였다. 여기저기 잔이 부딪히는 소리 낯선 언어로 웃고 떠드는 소리들 주방에는 흰 연기가 모락모락 교자를 굽는 소리가 들린다. 30-4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꽉 찼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토요일이라 더 북적거리는지도 모르겠다.
일본 식당이 대부분 그렇지만 내부는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먼저 주문을 하고 맥주로 목을 축이며 교자를 기다렸다.
이 곳 메뉴는 간단하다. 교자와 물만두, 어묵탕, 나머지는 술이다. 그리고 생뚱맞긴 하지만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주문할 수 있다.
모두 맥주를 주문하고 메뉴판에 있는 교자와 물만두, 어묵탕을 하나씩 주문 했다. 옆에 손님을 보니 대부분 교자와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손님층도 꽤 다양한다. 젊은세대 부터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없이 즐겨찾는 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3시간을 기다리며 도착한 이곳에서 일본 최고의 교자를 맛본다.
고치현에 와서 3번째 먹는 교자인데 그 맛이 다 다른데 이집은 확실히 가장 좋았다. 식감도 좋고 적당히 노릇하게 굽혀서 겉은 바싹거리고 안은 부드럽다. 한입에 베어 물면 부추향과 함께 만두 속 고기 육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시간이 아깝지 않게 지금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엄지척이다 ~
그리고 이건 물만두라 상당히 부드럽고 물만두는 교자와 또 다른 맛이다. 특이하게 물만두를 주문하면 국물이 나오는데 국물에 살짝 담궈서 꺼내서 먹는다.
속은 교자와 비슷한데 겉은 아주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라고 표현할까? 한입 베어 물면 고기 잡내도 없고 향긋한 부추향이 좋고 만두 속 육즙이 잘 살아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묵탕 어묵뿐 아니라 내장까지 꼬치에 끼워져 나온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쌀쌀한 날씨에 따끈한 국물과 함께 하면 딱 좋은 안줏거리다. 점점 밤은 깊어지는데 사람들은 나갈줄 모르고 교자는 계속 구워져 나온다. 이곳에 오기전에 이미 교자와 밥도 먹고 왔는데 사람은 술배와 밥배가 확실히 따로 인거 같다.
술도 술술 넘어가고 교자도 계속 들어간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가게가 끝날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3시간을 돌아다니며 찾은 일본 최고의 교자라 하는 야스베 교자 오랜만에 입이 즐거워지는 식도락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교자 찾기 삼만리 여행 TIP.
고치시에는 야쓰베 교자가 3곳이 있다. 히로메 시장안 상점은 저녁 9시면 끝이 나고 본점과 내가 방문한 3호점은 자정까지 영업을 하며 재료가 떨어지면 끝낸다. 방문한 날이 토요일이라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11시 조금 넘어 재료가 떨어지니 3호점도 영업이 끝났다. 위치는 설명하기 좀 힘들다. 히로메 시장의 교자집에 가면 본점과 3호점의 약도가 있으니 참고하자.
교자 한접시에 420엔으로 1인당 1000엔 정도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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