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동안 일월 고양이와 추억
고양이 집사 생활은 첫 번째 야웅군까지 포함하면 이제 20년째니 참 오랜 기간 집사로 생활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일월은 올해로 나와 꽉 채운 5년을 함께 동거중이다. 보통 고양이는 3년까지 성장하고 3년이 지나면 성장이 멈추지만 종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지만 스코티쉬폴드의 경우 5년까지 계속 성장하는 종이기도 하다.
이제 5년을 채워서 일월은 완전한 성묘이기도 하며 성장은 멈춘 셈이다. 늘 한 해가 끝나면 고양이 사진을 정리하며 연초에 지난 1년간 얼마나 성장했는지 블로그에 기록을 남긴다.
몸무게는 4년 차부터 늘어나지 않고 3킬로 후반에서 4킬로 초반을 유지하는 중이다. 크게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으며 비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고양이가 그렇듯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의 소일거리 중 하나가 창 밖으로 세상을 구경하는 일이다. 몇 년째 같은 풍경인데 늘 신기하게 쳐다보는데 창 밖으로 새가 날고 있으면 더 열심히 목이 빠져라 쳐다본다.
어떻게 보면 참 신기한데 막상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첫 번째 고양이 야웅군의 초상화로 그릇을 만들었듯이 5년 만에 일월 초상화로 고양이 도자기를 만들었는데 역시 고양이들은 자기 초상화에 관심은 없다.
매년 그렇듯 택배박스 중 3호는 고양이를 위해 남겨둔다. 이것도 집사 생활 20년 동안 하다 보니 택배박스 크기만 보면 버릴 것과 고양이한테 줄 것 바로 구분이 된다.
매번 같은 장난감을 사주다가 올해는 DIY로 처음 고양이 장난감 만들어 줬는데 의외로 꽤 좋아해서 집사를 기쁘게 한다. 간단하지만 고양이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보기는 사실 처음이다.
고양이는 여름은 가장 시원한 자리를 찾아서 다니고 겨울은 가장 따뜻한 자리를 찾아서 다닌다.
고양이가 누워있는 자리를 보면서 집사는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여름은 항상 바람이 잘 통하는 시원한 베란다에서 생활하고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면 방으로 들어오고 침대 위로 올라온다.
고양이도 나이가 들면 호기심도 줄고 좀 얌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아직은 호기심도 많고 우다다를 좋아한다. 단 일월의 경우 약간의 분리불안이 있어서 내가 집을 오래 비우고 돌아오면 하루종일 사람을 따라다니고 매달린다.
덩치는 커졌지만 여전히 집사의 눈에는 애기 고양이일 뿐이다.
가끔 애기 때 사진을 꺼내보면 정말 작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은 몇 배나 확대가 되었지만 하는 행동은 그대로다. 사람과 함께 사는 고양이는 평생 아기 고양이 마음으로 산다고 하는데 요즘 보면 그 이야기가 딱 맞는 것 같다.